수향의 사진 갤러리니다.

| 자작 수필 |

제목: 귀내미 마을 배추밭
이름: suhyang5 * http://suhyang5.pe.kr

등록일: 2014-08-28 23:10
조회수: 4176

G_6621_900.jpg (40.9 KB)

      귀내미 마을 배추밭


     강원도에 귀내미 마을과 암반덕이라는 대단지 고랭지 배추밭이 있어서 사진 애호가들의 심심찮은 방문이

     철 따라 이어진다. 사진 동호회원 40명을 태운 우리 버스는 22일 밤 11시 잠실을 출발하여 강원도를 향했다.

     댓재에서 일출과 산 능선 아래로 내려앉은 운해를 찍고 아침 식사 후 고랭지 채소밭으로 갈 예정이었다.

    댓재로 가는 길을 잘 못 들어섰는가 보다. 삼척시 신기면 대이리 환선굴이 나타나는데 여기는 막다른 길이다.

    삼척에 있는 청강님께 전화를 해서 문의해 보았더니 새벽 3시에 차를 몰고 와서 길을 안내해 주었다.

    꼬불꼬불 산길을 끝없이 올라간다. 천신만고 끝에 댓재에 도착하니 5시가 가까워 온다.

    다들 삼각대를 장착하고 여명이 밝아오기를 기다렸다.

    비가 온 후에는 틀림없이 날씨가 좋을 것이라고 막연하게 기대를 했는데 기대는 엄청나게 빗나갔다.

    희끄무레한 안개가 짙게 껴 운해도 없고 일출도 보여주지 않았다. 실망을 안고 고랭지 채소밭을 가는데

    귀내미 배추밭이 지난 비로 도로가 유실되어 버스가 올라가지 못하니까 석노님이 사전에 택시와 연락을

    해 두었는데 택시기사와 밭일을 하는 아주머니 말에 의하면 올해는 추석이 일찍 들어서

    벌써 배추가 50% 이상 출하되었다고 한다.

    파란 하늘 아래 풍력 발전기의 날개가 돌아가고 파란 배추가 줄지어 서있는 그 아름다운 풍경을

    상상하고 왔던 사진 애호가들의 실망은 컸다. 날씨가 흐려있어서 가까운 양떼 목장도 대상에서 제외되었다.

    비가 온 직후라 영월군 상동읍 천평리 60의 상동 이끼 계곡이 촬영지로 결정 되었다.

    초록의 태고가 숨 쉬는 듯하다 이끼의 푸르럼과 하얗게 부서지는 물보라를 보는 눈이 시원하고

    콸콸 흐르는 물소리를 듣는 귀가 시원하다. 장화를 신고 물속에 들어가 흐르는 물의 정면에서

    사진을 찍는데 위험해서 나는 그런 무리는 안 할 생각 이었는데  외톨님의 권유를 뿌리칠 수 없어서

    장화를 신고 물속에 들어갔지만 이내 나왔다.

    누구나 각각 나름대로의 무한한 기대를 가지고 무거운 카메라 가방을 메고 나서지만 절반의 기대충족도

     어려운 게 사실이다. 오랜만에 만나는 동호인들의 얼굴을 대하는 것만으로도 반갑고 시원한 바람을 쐬며

     산천구경을 하는 것도 이만하면 행복하다고 자위하면서 아쉬움을 달랜다.

      실버넷뉴스 한선희 기자 suhyang5@silvernetnews.com
2014년 8월 26일 실버넷 뉴-스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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